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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를 말한다.

세겨보는 시

by 헤르만 2014. 12. 1.

고독


웃어라.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.

울어라, 너 혼자 울 것이다.

낡고 슬픈 이 세상에서 환희는 빌려야만 하지만

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세상에 가득하니까.

노래하라, 언덕들도 너에게 화답하리라.

탄식하라, 그러나 그 탄식은 허공에 흩어지리라.

메아리는 즐거운 소리를 울려 퍼지게 하지만

근심의 소리엔 외면하리라.


기뻐하라, 사람들이 모두 너를 찾을 것이다.

슬퍼하라, 그들은 곧 너를 떠나리라.

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은 원하지만

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.

즐거워하라, 친구가 늘어날 것이다.

슬퍼하라, 그들을 모두 잃으리라.

누구도 달콤한 와인은 거절하지 않는 법

인생의 쓴맛은 너 혼자 마셔야 한다.


잔치하라, 네 집은 사람으로 넘쳐나리라.

굶주려라, 세상은 너를 지나치리라.

성공과 베풂은 네 삶을 도와주지만

죽음 앞에 너는 아무도 도울 수 없다.

즐거움의 복도는 널찍해서

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지만

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

우리는 모두 한 줄로 지나가야만 한다.






세삼스레 기억나게 된 시. 올드보이에서 맨 앞줄만 차용했다고 한다. 19세기 시인인 엘라 윌콕스의 시인데 박찬욱감독이 영화에 잘 곁들인 듯 하다. 나도 영화 보고 줄곹 생각난 건 단 두줄의 이 시 뿐이였으니깐. 본문 전체가 냉소적이며 굉장히 현실적이다. 예전에 회사의 한 직원은 세월호 사건으로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에 대해 내가 분개하자  '사람맘은 다 내맘 같을 수 없다'는 명언(!)을 남겼다. 세상을 순진하게만 바라본 나에게 요즘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 말들이 뼈저리게 가슴깊이 와 닿는다. 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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